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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구입했습니다. 한동안 독서질이 뜸했는지라 머리가 텅 빈 듯한 느낌이 거~해서 4권의 책을 질렀습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치는 모 그런건 아닙니다. 그냥 틈틈이 읽고 싶은 책을 사고, 베스트셀러 목록을 체크하고 그 정도죠. 이번에 책 선별의 기준은 다분히 '현실성'에 기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는 소설과 에세이지만 어찌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있겠습니까. 하여, 이번에 지른 책 4권은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두었습니다. 글씨 빽빽한 소설 보다야 쉽게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 '안도감'도 한 몫 했지만요. 4권의 목록은 이렇습니다.
故 김영갑 사진작가님 에세이집 <그섬에 내가 있었네>, 이외수 선생의 소생법 <청춘불패>, 유태우 박사의 <누구나 10Kg을 뺄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에서 펴낸 <슈퍼개미의 투자비밀>입니다.


* 책을 읽기도 전 살짝 기대 감상문

1. 김영갑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사진 작가는 오로지 제주도의 풍경사진만을 찍다가 루게릭 병 진단을 받고 2005년 세상을 떠난 분입니다. 그의 뼈는 그가 손수 만든 제주도 두모악 갤러리 마당에 뿌려졌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분의 사진을 참 좋아합니다. 파노라마 사진으로 담아낸 제주도 곳곳의 풍경은 바람 한 올, 하늘 하나 다 살아있는 듯 섬세하고 생생합니다.
몇 년 전 이분의 유고 전시회가 세종문화회관 갤러리에서 열렸는데 그때 눈 앞에 펼쳐진 원색의풍경 사진들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의 사진이 보고 싶은 분이라면 포털에 김영갑을 쳐보세요. .
이 책은 그가 갤러리 두모악에서 손수 찍은 사진과 함께 글로 남긴 사진 에세이집입니다. 사진은 자주 봤지만 그가 남긴 글의 흔적은 생경하기에 이번 기회에 장만하게 되었지요. 마음이 울적하거나 답답할 때 김영갑의 사진 한 장 보고 있으면 참 좋습니다. 그 자신도 자신의 사진을 '외로움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제주도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싶으신 분, 추천합니다.


2. 이외수의 <청춘불패>

이외수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다 아는 작가입니다. 대학교 때 이 분의 소설에 빠져 미친듯이 책장을 넘기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중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책은 햇살을 좋아하는 한 아이가 타락한 가족을 향해 완전범죄를 꿈꾸는 <꿈꾸는 식물>이었습니다. 당시 이 책은 제게 큰 충격이었죠. 그의 소설을 하나씩 접할 때 마다 세상에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경외심이 솟구쳤습니다. <들개><벽오금학도><칼><괴물> 등 그의 소설은 어느 하나 비범하지 않은 것이 없었죠.
그가 최근 이외수의 소생법이라는 <청춘불패> 책을 내놓았습니다. 최근 그는 자신의 이름을 붙여... '이외수의 ㅇㅇㅇ'이란 책을 많이 내놓고 있네요. 생존법 <하악하악> 부터 소통법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비법서 <글쓰기의 공중부양>까지 다양한 종류의 에세이나 지침서를 세상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책 <청춘불패>는 인생에 대한 이외수식 처방전이라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페이지 페이지에 그려져 있는 동식물 삽화(정태련 그림)도 색다르네요. 한가지 더... 이 책은 정말 향기가 납니다. 책 장 안에 향기나는 책갈피가 담겨져 있는데 이것이 책을 펼때마다 좋은 향기를 발산하네요. ^^


3. 유태우의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과음, 과식, 게으름 등이 겹쳐 축축 늘어지는 살들에 고민하시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살을 빼야지.. 빼야지 하면서 말만 잔뜩, 그때 뿐이죠. 체중은 날이 갈수록 불고 매사 의욕은 없어지고 그럴수록 인생, 재미가 없어집니다. 이 책의 저자 유태우 박사는 자신만의 다이어트프로그램으로 꽤 알려진 사람입니다. 660명이 도전해 600명이 성공했다는 그의 프로그램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다고 하네요. 6개월 안에 10Kg을 누구나 뺄 수 있다는 그의 장담이 거짓은 아닌 듯 합니다.
그의 다이어트 핵심은 '반식'입니다. 지금까지 먹었던 양의 반 만 먹으라는 거죠. 운동도 하루 30분씩 적당히 하라고 합니다. 저녁약속은 되도록 삼가하고 술은 절대 마시지 말라고도 하네요.(쐬주 1병=공기밥 3그릇의 열량과 같다네요) 물은 되도록 많이 마시고 저녁을 먹지 말고 차라리 아침을 먹으라고 조언 합니다. 그러면 6개월 후 몸이 자연스레 반응, 최소 5Kg 이상은 빠진다고 하네요.
이 책은 그런 다이어트 지침들이 하나하나 설명되어 있습니다. 글씨 폰트도 크고 책도 두껍지 않아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겠네요. 저 또한 요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아서 덜컥 집어 든 책. 6개월 후의 모습을 기대해 보며 찬찬히 실행에 옮겨볼 생각입니다.


4. 한국경제신문 <슈퍼개미의 투자 비밀>

이 책은 매우 간략합니다. '주식투자로 큰 돈 번 12인 직격인터뷰'라는 부제가 붙어 있으니 대충 감이 옵니다. 최근 실물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주가지수도 꿈틀대고 있지요. 한탕주의를 노리는 많은 개미들이 주식에 올인을 하고 대박을 꿈꿉니다. 그 중엔 정말 큰 돈을 번 사람도 있고(매우 극소수이긴 하지만) 쫄딱 망해 '한강으로 가느니' 하며 체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식에는 정설이 몇 개씩 있습니다.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아라' '한 바구니에 계란을 담지 마라'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등등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썰~들입니다. 그 중 개미(소액으로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들을 주눅들게 하는 말 하나! '개미는 절대 기관을 이기지 못한다' 입니다. 개미가 기관을 이기려면 당연한 얘기로 가치투자에 장기투자를 하라는 건데 조바심 많은 개미들에겐 그냥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리게 되지요. 이 책은 그런 기관들의 생리를 꿰뚫고 주식투자에 성공한 12명의 슈퍼개미 이야기입니다. 슈퍼개미, 개미 투자자로 출발했지만 남다른 안목과 투자기법을 통해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주식에 관심있으신 분들, 한 번쯤 슈퍼개미의 말에 귀 기울여 볼 필요는 있어 보이네요.


감상문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창한 소개문도 아니고.. 그냥 제 느낌대로 마구마구 휘갈겨 쓴 글이 되었습니다. 책을 늘 곁에 끼고 읽어야지 하는데 마음만큼 쉽게 안됩니다. 날씨가 많이 더워지면 더 귀찮아지고 게을러질텐데. 그럴수록 '마음의 양식'이라는 이넘의 책들을 한 권씩 '먹어줘야겠네요'. 뭐 서두에 밝혔듯이 위 네 권의 책을 저 또한 아직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오늘부터 이번주말까지 시간 틈틈이 읽어 볼 생각입니다. 유태우 박사의 다이어트 지침서는 꼬옥. 정.독. 할 생각이지요. 어줍잖은 소개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