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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갑수 씨는 현재 시인이자 여행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물다섯에 시인으로 데뷔한 후,
전업시인으로 만족하지 않고 카메라 한 대 둘러맨 채 전국을 누볐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가 사진 프레임을 응시하며 건진 인생의 소중한 단면들입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의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이라.
일생을 살면서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았던 기억이 얼마나 될런지요.
대개는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그리고 연인을 위해.
인생은 희생으로 얻어지는 값진 '교습서'라고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늘 뒷전이었던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처음에 나오는 글 한 토막은
제 얇은 지갑을 열기에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었지요.

"첫날 아침, 후다닥 깼는데,
아차! 늦잠을 잤구나 조마조마해하며 창문을 열었는데,
바다인 거야.
햇살이 나비처럼 내려앉고 있더라고.
그제야 알았지.
난 여행을 떠나온 거야.
눈물이 핑 돌더라고, 글쎄."


이 책은 포토에세이라 해야 더 어울립니다.
유명한 관광지를 담은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돌아 다니면서
아무 모텔이나 들어가 자고.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 먹고 하는 것들을
사진이란 이미지를 빌어 전하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여행 관련 서적들이 해외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 비해
이 책은 국내의 소박한 풍경들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길은 때로 우리를 추억한다"고 얘기하면서 혼자 떠나길 권합니다.
혼자 떠나봐야 진짜 자신의 존재를 발견 할 수 있다는 이유랍니다.

"우리는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는 데 익숙하지 않아.
불안해하지.
끊임없이 전화를 하고
메신저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날리지.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사실에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안심하곤 하지.
이제는 그들로부터 떠나보는거야.
기꺼이 혼자가 되어보는거야.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길을 걷고
밤하늘 아래 가만히 혼자 서 있어 보는 거야.
낯선 여관에서 혼자 잠을 자며
너의 숨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는 거야.
꼭 한번 시도해 보는 거야.
생각보다 평화로워질 거야.
비로소 네가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테니."


아. 그러고보니 혼자 여행을 떠나본지가 언제였던가요.
기억조차 가물한 옛날 옛날.
무섭고 험한 세상이라고 떠나기 조차 기피했던 지난 날.
길이 우리를 추억하듯이
우리도 어딘가를, 누군가를 추억할 것이니.
작가의 말을 빌어
인생은 지나가며 풍경은 퇴색하겠지만
부디, 슬퍼하지 마시길.

황금 햇살. 한웅큼 집어 냉동 보관하지 못할 바에는
기분껏 '찰나의 5월'을 사진으로, 글로 기록해보면 어떨런지요.
정말로...
정말로...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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