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듯 어둑어둑한 하늘이 물기를 품고 있었다. 어디론가 떠나기에도, 사진을 찍기에도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날씨, 간신히 카메라 장비를 챙기고 차에 몸을 실었다. 한국의 가을은 맑고 푸르기로 유명하다. 하늘은 높다. 바람도 가을의 틈새를 휘저으며 제 이야기를 한다. 가을과 잘 어울릴만한 곳, 오늘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분원리를 둘러볼 생각이다. 올림픽대로를 따라 미사리를 지나면 팔당댐이 나오고 10여분 더 들어가면 조선백자 가마터로 잘 알려진 분원리가 얼굴을 내민다. 가을의 날씨치곤 그리 멋드러지지 않지만 흐린 가을 하늘도 나름 운치 있을 거라 믿기에 스스럼 없이 분원리로 향했다. 조선 백자 시대의 흔적, 분원리 행정구역명으로는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그 명칭..
서울 근교엔 참 많은 수목원들이 있습니다. 아침고요수목원, 물향기수목원, 광릉수목원 등 갖가지 색깔의 수목원들이 널려있지요. 그 중 벽초지문화수목원은 CF(이가탄, 페이스샵)와 드라마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수목원 자체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벽초지라는 연못이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호젓하고 아주 평화롭지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 소재한 벽초지 문화수목원은 동양식 정원과 서양식 정원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수목원이 산을 끼고 있는 반면 벽초지 문화수목원은 들판에 위치해 누구나 부담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지요. 조심스레 발길을 돌릴 때마다 맞닥뜨리는 벽초지의 풍경은 열두 폭 병풍처럼 아름답습니다. 벽초지 문화수목원은 1965년부터 부지확보를 시작하여 각종 희..
일요일, 날씨가 꾸물꾸물..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은 하늘을 이고 양평 세미원을 다녀왔습니다. 양평 세미원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두물머리 물 건너편에 3만 8000평 부지에 조성된 수생 식물원입니다. 이곳이 명소가 된 것은 각종 수생식물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500평짜리 2개, 200평짜리 2개 등 모두 4개의 온실에 수련, 연, 창포, 석창포, 부레옥잠 등 100종의 수생식물이 있고 산책로도 따로 마련되어 있답니다. 주말 짬내서 가족과 함께 관람하기 딱 좋은 곳입니다. 가시는 길은요... 올림픽대교를 타고 팔당대교를 건너서.. 6번국도로 5Km 정도 더 가면 오른쪽 편에 두물머리 가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그 길 따라 쭉 올라가면 왼쪽 편에 자리하고 있답니다. 아.. ..
최갑수 씨는 현재 시인이자 여행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물다섯에 시인으로 데뷔한 후, 전업시인으로 만족하지 않고 카메라 한 대 둘러맨 채 전국을 누볐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가 사진 프레임을 응시하며 건진 인생의 소중한 단면들입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의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이라. 일생을 살면서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았던 기억이 얼마나 될런지요. 대개는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그리고 연인을 위해. 인생은 희생으로 얻어지는 값진 '교습서'라고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늘 뒷전이었던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처음에 나오는 글 한 토막은 제 얇은 지갑을 열기에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었지요. "첫날 아침, 후다닥 깼는데, 아차! 늦잠을 잤구나 조마조마해하며..
지난 토요일 지인의 결혼식에 갔다가 시간이 조금 남아서 근처 덕수궁을 돌아 봤습니다. 야외 박물관에 이벤트 행사, 보수 공사까지 궁내는 매우 소란스럽더군요. 주말인지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습니다. 사진 몇 장 급촬을 끊고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릅니다. 지난 토요일, 더운 주말.. 덕수궁 풍경은 이러했습니다. (사진 위주의 풍경으로 궁 소개 및 내용은 싣지 않습니다. 사진은 캐논 20D / 렌즈는 24-70 F2.8L과 135 F2.0L을 사용했습니다.)
낙선재에 들어서다. 조선왕조 비운안고 오늘도 애처로이/입구도 보잘것 없고 단청도 칠하지 않은 몇채의 건물들/여염집과 다를바 없으나 정갈하고 아늑한 분위기/정교한 짜임새가 어느 궁궐보다 아름다운 창덕궁. 비원으로 더 잘 알려진 창덕궁 안에는 궁궐 답지 않은 소박한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들어서는 문도 보잘 것 없고 단청도 칠하지 않은 몇 채의 건물이 모여 일반 양반집을 연상시키는 곳. 그러나 건물 하나하나의 아름다움과 전체적인 짜임새는 어느 궁궐보다 단연 뛰어난 곳. 바로 인정전 동쪽 100여m 지점에 자리잡고 있는 낙선재입니다. 낙선재는 창덕궁 안에서도 독특한 건물입니다. 돈화문에 들어선 뒤 인정전을 거쳐 편전인 선정전, 왕의 침전인 희정당을 지나 동쪽 한켠에 자리잡은 이 건물은 본디 상을 당한 왕비와 ..
5월 연휴를 맞이하여 부담없이 떠날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남이섬이 떠올라 냉큼 다녀왔습니다. 세번이나 가본곳이지만 갈때마다 점점 매력을 더해가는 곳. 워낙에 잘 알려진 곳이고 작은 섬인만큼 여행방법이나 코스보다는 몇가지 추억만 소개해드려요. #1. 나미나라공화국 처음 갔던 2003년에는 토끼와 타조들, 넓은 잔디밭과 강이 보이는 조용한 섬으로 기억했는데 찾아갈때마다 점점 남이섬만의 매력을 만들어가고 있더군요. MT 가기좋은 강촌의 한자락에서 점차 특별한 관광지로서의 색을 찾는달까요? 특히 나미나라공화국이라는 이름을 붙여 다른 나라로 입국하는 느낌이 들게하는 매표소가 인상적이네요. 예전 통통배를 탔던 분이라면 놀랄만한 멋있어진 배까지! 5분도 채 타지 않지만 그래도 기분이 둥둥뜨게 만드는데 일조하네요. ..
패션, 음식, 공연, 디자인 등 어느 예술 분야든 '명소'는 있습니다. 세계의 유명 도시를 거닐다 보면 독특한 동네나 특이한 거리를 마주하곤 한동안 넋을 잃곤 합니다. 몇년전에 들렀던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 거리가 그러했고 마카오의 골목들이 그러했지요. 뉴욕 속 젊은 예술가들의 거리 '소호', 영화 '노팅힐'로 단번에 유명해진 런던의 포토벨로 거리, 모스크바의 예술거리 '아르바트' 등 세월만큼이나 켜켜이 느낌을 간직한 거리들이 많습니다. 나라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거리들이 여기 한국에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의 특색있는 거리를 꼽으라면 인사동이나 홍대 앞 거리, 삼청동 정도를 떠올리게 됩니다. 모두 강북에 소재해 있지요. 어느새 높은 건물들이 도시를 덮어 버리면서 이젠 어딜가나 비슷한 느낌이 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