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벌써 5년전의 일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코 앞에 닥친 2004년 12월 23일 저녁.
강남역 주변은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지요.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함께 근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이제 막 장만한 캐논 DSLR을 들쳐매고 강남을 헤매고 있는데
저만치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는겁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니
당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던 노홍철이라는 친구가
거리 시민들을 향해 인터뷰 공세를 펼치고 있더군요.
노홍철은 그 때 모 케이블 TV에서 Dr.No의 'KIN 길거리'라는 인터뷰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덥수룩한 구렛나루, 쭈볏 선 턱수염과 언밸런스한 옷차림 등 비범한 포스를 풍겼지요.
그때만해도 이 친구가..
그냥 케이블에서 머물다 케이블에서 사라질.. 그냥 그런 연예인이 될 줄 알았는데...
5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꿈을 향해 쉼없이 달려온 노홍철은 연예계 스타로 발돋움,
트로트계의 신데렐라 장윤정과 러브라인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 때 그 시각 노홍철은
자신이 5년 후 연예계를 주름잡는 돌+아이로 성장해
장윤정과 사랑에 빠질 일을 알고 있었을까요?
이병주님의 소설 '비창'에 보면...
앞으로 2년 후를 살 요량으로 하라는 글귀가 나옵니다.
지금.. 많이 힘들고.. 그래도.
2년이 지나면.. 지금을 추억할 수 있을 거라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사. 그저 오늘에 충실하고 열심히 살 도리 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문득, 옛날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강남에서 훔쳐 찍은 노홍철의 사진이 들어 있어...
살짝 웃음 머금고.. 올려봅니다.
노홍철, 장윤정씨.. 두 분 예쁘게 사랑 나누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