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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감성을 찍다

불현듯 넋두리

향긋한봄 2009.11.30 09:27
불현듯 넋두리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11월의 마지막 날.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을 뻔히 쳐다보다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조그만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이겠지요.

2007년 도쿄 한복판에서 담아 온
자전거로 출근하고 산책하는 일본 사람들의 사진을 유심히 보다가
일상이란게, 세상이란게 참 별 거 없구나
저렇게 한가하고 평화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게 또한 일상이구나 싶었습니다.

2007년 겨울 어느 날.
오랜만에 짬을 내서 일본 도쿄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서울은 한겨울이었는데 일본은 이제 막 은행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초겨울 정도.
그래도 아침, 저녁이면 손을 호호 불며 주머니 깊은 곳을 찾게 되는 쌀쌀한 날씨였죠.

도쿄 역시 네번째 방문이었는데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풍경들이 새록새록 밟히더군요.
일본 도쿄 한 복판에서 자전거를 그리 많이 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이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자전거로 이동한 후 지하철역 자전거보관소에 자전거를 놓고
출퇴근을 하는 풍경, 아직 우리나라에선 낯선 풍경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밟고 밟히는 세상
두 눈 뜨고도 코가 베어 나가는 세상이라고
공포와 엄포의 연막을 다들 뿌리고 다닙니다만
마음가짐, 세상을 향해 쏟는 따뜻한 마음가짐 하나만 있으면
어느 것 하나 무서울게 없는 우리네 인생이기도 합니다.


자전거의 푹신한 안장에 몸을 의지하다가도
오르막길에 들어서면 엉덩이를 치켜 들고 가속 패달을 힘껏 밟아야 하는 것처럼
때에 맞게 몸을 낮추고 높여야 하는
우리네 인생이 꼭 이와 같네요.

불현듯 넋두리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11월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다이어리에 적힌 무수한 스케줄을 바라보다가
지난 겨울 어느 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평화로움을 기억하며
내 작은 일상에 조그만 딴지를 걸고 싶었던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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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the one 전 예전에...
    어린 나이에 삶이 힘들고 지쳤을때 한강을 자주 찾아 가곤 했었습니다.
    혼자서...
    나중에 알고보니 우울증 증세라 아주 위험한 경우라 했는데 여튼 그때...
    물 흘러가는거 보고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사는거... 물 흘러 가는거랑 같구나...
    어디서 출발을 했던 어디로든 가는거고 어떻게든 가는거라고....
    하늘에서 내린 빗방울이 산꼭대기에 떨어져... 계곡을 통해 강으로 바다로...
    흘러흘러 가면서 다양한 물고기들을 만나는 것이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거고
    같이 가다가도 헤어지고, 헤어졌다가도 내가 잠시 쉬면 다시 오기도 하고
    날 앞질러 가기도 하고... 뭐 간단하게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한순간에
    날 깨워서 그동안의 우울함이 다 없어지고 마치 해탈한 듯...
    많은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자전거 타며 지나가는 사람들...
    흘러흘러 흘러가는 물...
    우리네 인생과 같은거 같네요.
    2009.11.30 16:07
  • 프로필사진 향긋한봄 자전거 사놓고...
    베란다에 쳐박아놓은지..
    어언.. 일년.
    흐흐.... 빨리 처분을 하든지. 다시 타든지 해야지.
    에고고. ^^
    2009.12.02 09:31
  • 프로필사진 the one 차 있는 사람에게 자전거는
    불필요 자산 1호가 아닐까요? ㅋ
    차가 있는데 자전거도 있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운동부족 현상이 생기는
    아이러니한 시츄에이션이 해픈 합니다.
    그래서 따로 돈 내고 헬스장 다니면서 운동하는
    중복투자를 하게 되고...
    아무리 그래도 차를 처분하기는 좀 그러니
    자전거를 처분하시고 그 돈으로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을 해보심은 어떠실런지요 ^^
    2009.12.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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