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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불쾌지수는 나날이 높아지고 집에 있어도 회사에 있어도 이거 원 답답한 맘은 매 한가지.

휴가라도 떠나야지 싶으면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이건 쉬러 온건지 고생하러 온건지 사뭇 헷갈리는 계절.
이런 날...
시원하게 마음을 울려줄 추리소설이라도 있다면 여유있게 여름을 보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그런 생각에 여기 일본의 대표 추리소설 3권을 올려드립니다.


1. '헌신적인 사랑의 백미'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헌신적인 사랑이라고 한다면 그 수위가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세요?
우리는 입버릇 처럼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만 사랑에도 급이 있고 깊이가 있지요.
그냥 지나쳐 버리는 뜨내기 사랑과 목숨 바쳐 지키고 싶은 치열한 사랑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헌신적인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 살인 사건을 두고 완전범죄를 꿈꾸는 수학 천재 용의자와
이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물리학 천재 사이의 치열한 두뇌싸움도 볼거리지만
그 속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지켜야 할
아픈 사랑 이야기도 중요한 꺼리가 됩니다.

책으로 유명해진 후에 영화로 나와서 더 잘 알려진 '용의자 X의 헌신'은
많은 독자들에게 일본 추리물의 재미를 새삼 일깨워 줍니다.
영화도 좋지만 책으로 먼저 접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책이 더 짜릿하고 속도감이 있습니다.
책을 다 읽으신 후 영화로 보시면.. 훨씬 더 재미있다는 ^^


2. '똑똑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총 3권)


일본 최고의 대중작가로 손꼽히는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입니다.
어느날 한적한 공원에 젊은 여성의 팔이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한순간도 책을 내려 놓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전개됩니다.
총 3권 분량에 엄청나게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범인의 연쇄살인 행각을 쫓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최고의 미스테리 작가답게 그녀가 풀어내는 살인사건의 긴장감은 독자로 하여금
한 편의 미스테리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추리소설을 두고 내러티브 구조가 얇고 깊이가 부족하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 <모방범>은 그 어떤 소설보다도 매우 치밀한 이야기를 선사해줍니다.
책 한 번 잡으면 2박 3일은 시원하고 짜릿하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작품!
조만간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기대해 봐도 될 듯 하네요. ^^


3. '잔잔한 반전과 심리 묘사의 절정' 고이케 마리코의 <아내의 여자친구>


고이케 마리코의 6개 단편을 모아놓은 소설집입니다.
고이케 마리코는 장편보다는 중/단편 소설에 재능이 뛰어난 작가입니다.
그가 전하는 6개의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이면서
작고 소소한 반전이 군데군데 허를 찌릅니다.
책의 제목인 <아내의 여자친구>는 6개 단편 중 한 작품인데
마지막 반전이 정말 압권입니다. 스포일러성 글이 될 수 있어.. 내용 소개는 안하렵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소개하는 책 중에 가장 일본적인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약해 보이는 주인공의 내면속에 섬뜩하게 자리한 살의의 본능들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6개 단편인 만큼 쉬엄쉬엄 한 편씩 읽어 내려가기 딱 좋은 작품입니다.



위 세 권의 소설 말고도 재미있고 뛰어난 추리소설은 많습니다.
다만 제가 읽어 본 일본 추리소설 중
가장 빠르고 재밌게 읽히는 소설 위주로 골라 봤습니다.
모쪼록 위 책과 함께 시원하고 짜릿한 휴가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