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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_ 생활의 재발견

품격있게 화내는 법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28. 15:24
걸핏하면 화를 내는 아들 때문에 고심하던 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아들에게 못을 한 자루 주면서 화가 날 때마다 울타리에 망치질을 하라고 했다.
아들은 첫날 못을 30개 박았다.
그러나 다음날부터는 못의 수가 줄어들었다.
못 박는 것이 너무 힘들어 차라리 화를 참자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자 함부로 화를 내는 버릇이 점점 사라졌다.

어느 날 아버지에게 이제 못을 그만 박겠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이제 자기 감정을 잘 추슬렀을 때마다 못을 하나씩 뽑으라고 했다.
울타리의 못을 모두 뽑은 날, 아버지는 아들을 보고 말했다.
"장하구나. 그런데 울타리에 선명한 못 자국이 보이니?
네가 화나서 내뱉은 말들이 이 자국처럼 누군가에게 흔적을 남긴단다.
말로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라."

오늘 하루 별탈없이 지나셨나요? 혹시라도 화가 치밀어서 윗글처럼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신적은 없는지요.



일상생활에서 불쑥불쑥 화가 치미는 경우들이 많죠.
화가 났을때 그것을 잘 다스린다면 별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매일 누구나 경험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입니다.
화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매일이 행복하지만
스트레스가 많거나 화를 잘 낸다면 인간관계는 물론 건강까지 위험합니다.



내 건강과 인간관계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화.
오늘은 건강하고 품격있게 화내는 기술에 대해 알아보죠~.



한국인에게 '화'는 가장 흔한 스트레스 증상입니다.
백병원 스트레스센터가 성인 남녀 약 7000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떤 반응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지 조사한 결과,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분노'가 많았다네요.
외국은 우울이나 불안 반응이 많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열 받는다' '화가 난다'는 반응이 가장 많이 나타났습니다.
뒷목으로 뭐가 치밀어 오르는 것 같다든가, 속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화끈거리고 목구멍에 뭐가 걸린 것 같다는 증상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신과 병명 중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화병'입니다.

화가 나면 인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우선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집니다.
신경질을 내거나 책상을 꽝 치며 성을 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에 응고물질이 증가합니다. 심장에 불을 지핀 셈이죠.

불길은 심장에 머물지 않고 뇌로 올라갑니다.
분노 반응이 생기면 기억과 정서를 담당하는 뇌 부위가 손상을 입습니다. 2004년 하버드의대 연구에 따르면 가장 화가 났던 장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좌측 전두엽 부위의 혈액순환이 감소했습니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 뇌세포 활성이 떨어지고 손상이 오며 결국 화를 자꾸 내면 뇌세포가 파괴돼 뇌가 쪼그라들게 되는거죠.



그렇다고해서 화를 내지 않고 혼자 눌러참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우종민(인제대 서울백병원)교수가 쓴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멘탈 피트니스 마음력' 책을 보면 지혜로운 극복 방법의 한 사례가 나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김 모씨는 좀 유치한 방법이지만 미운 사람의 캐리커처를 골프공에 그려놓고 골프연습을 했다. 한참 스윙을 하다가 보니 그려놓은 것이 다 벗겨져 나갔다. 김씨는 순간 괜히 죄를 지은 것 같고 미안해지면서 화난 감정이 다 풀렸다고 말했다.>

화가난 감정을 털어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입니다. 격렬할수록 더욱 좋습니다.
샌드백을 미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두들기거나 공을 화나게 한 사람 얼굴이라 생각하고 힘껏 던집니다.


위의 사례처럼 화를 운동으로 해결하는 방법과
마음속에서, 또 이성으로 화를 잘 다스려보는 방법도 있죠. 
세 가지 포인트 내에서 마음을 잘 다스려본다면 화가 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포인트는 화를 낼 때 '내 건강과 바꿀 만큼 중요한 일인가' 입니다.
화를 낼 만한 가치가 없는 사소한 상황인지, 내 건강과 맞바꿔서라도 화를 내야 할 상황인지 판단합니다.
별거 아니라면 "흥, 웃기네"라고 힘차게 소리내 비웃어보세요.
아니면 분노 대신 진한 동정을 보내보세요. 화나게 한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며 "에이 불쌍한 녀석!"하고 혀를 차고나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질 것입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정당한 분노인가' 입니다.
과연 그렇게 생각한 것이 정당한지, 정당하다면 증거가 무엇인지, 틀렸을 가능성은 없는지 따져봅니다.
사실 화가 난 것은 다른 사람 때문인데 엉뚱한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죠.
강자에게 화가 난 것을 약자에게 푸는 것입니다. 정당하지 않은 화는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결과를 낳습니다.
분노라는 감정의 노예가 되면 그 순간에는 그게 꼭 사실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대개 어리석은 본능이 부채질한 한순간의 실수일 뿐입니다.

세 번째 포인트는 '그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가' 입니다.
'화를 낸 것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나에게 어떤 이득과 손실을 가져다 줄 것인가'
'어떻게 하는 것이 내게 가장 유리한 행동인가' 등 손익계산을 해보는 것이죠.





글을 정리해보자면 '화를 잘 내기' 위해서는 운동으로 해결하거나
분노해결지도 세가지 포인트를 다시 되새겨 보고 그에 따른 해결방법들을 실천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저도 화가 치밀때마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금도 순간적으로 부글부글 치미는 화!
모두 건강하고 품격있게 해결해보아요^^



(이 포스트는 매일경제신문 2008년 3월 9일자를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