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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 해당되는 글 12건
2010.02.23 14:58
정말이지 오랜만에 좋은 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나이 탓인지 머리가 자꾸 나빠지더니 지난 주 보았던 TV프로그램 내용 조차 가물해지고
출근할 때 자물쇠를 걸었는지, 주차하며 차의 문은 잠갔는지
몇 번이고 긴가민가 헷갈리며 고개를 갸웃하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에 최근 남아 있는 좋은 영화는 없습니다.
그나마 카메론 형님의 <아바타>가
영상혁명의 신기원이라 불릴만한 그림을 보여주었기에
아주 조금 기억에 남을 뿐입니다.
그런 차... 이 영화를 접했습니다.

별 기대도 하지 않은 영화였기에 그 놀라움은 컸습니다.
고군서, 진국부 두 명이 공동 연출한 중국영화 <바람의 소리>


1942년 중국.
일본은 '유령'이라 불리는 정보부 내부의 첩자를 잡아내기 위해 가짜 암호를 내보내고
암호에 접근 할 수 있었던 5명의 내부요원을 외딴 곳에 감금한 채
한 명씩 고문과 회유를 통해 첩자를 찾아내려 애씁니다.


5명 중 누가 진짜 '유령'인지 밝혀내는 추리(?) 기법이
마치 살인사건이 일어난 폐쇄된 별장에서 살인범을 찾는 것 만큼이나 긴장감있게 펼쳐집니다.
역사적인 배경을 하고 있지만 영화적 기법은 스릴러를 표방합니다.
5명 인물간에 얽힌 관계를 대사와 표정만으로 전달하는 주연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납니다.
영화 후반부에 진짜 '유령'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쉼없이 대단원으로 향합니다.
마지막에 또 한번 깜짝 놀랄만한 사실이 숨겨져 있었으니
이 또한 큰 감동이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결말은 함구)

정보를 뒤지다 보니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폐막작으로 선정된 영화였다고 하네요.
최근 본 영화 중에 기억에 남는 영화,
예전 <무간도>가 그랬고, <말할 수 없는 비밀>이 그랬듯이
두고두고 오래 묵혀 볼 만한 영화입니다.

the one | 2010.02.24 08:5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 여자가 '유령'인가 보군요 ㅋㅋ
아님... 영화를 봐야죠 ㅋ
향긋한봄 | 2010.02.24 09:18 신고 | PERMALINK | EDIT/DEL
ㅋㅋ 과연 그럴까요?
함 보세요.
작은나무 | 2010.02.26 09:1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번 연휴 때 보기 위하여 지금 열심히~
책 한권 영화 한편 마음 편히 본지가 몇개월 된 것 같네요
바쁘더라도 여유를 찾아야하는데... ^^

여유 있는 연휴 되세요~

(영화 감사합니다~)
향긋한봄 | 2010.02.26 10:28 신고 | PERMALINK | EDIT/DEL
작은나무님 늘 감사합니다.
바쁘더라도 여유를 갖고...
봄 날 따스함을 누려보심이 어떨런지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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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7 15:03
고백하건대 난 지난 일요일 '남자의 자격'을 보지 못했다.
이정진, 윤형빈, 김성민을 제외하고는 진정한 의미의 남자(싸나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일곱 남자가
마라톤 하프코스 완주를 위해 기초체력 테스를 받는 그 전 방송분만 접했을 뿐이다.
그리고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잘해봤자 이정진, 윤형빈, 김성민 정도만 하프코스 완주를 하겠거니 생각했었다.

'파일럿 도전기'에서도 김성민과 김국진만 도전에 성공했으니까
처음부터 마라톤은 이들에게 무리라고 단정해 버렸다.
기껏 완주한 동료를 얼싸 안고 아쉬움 반 부러움 반으로 도전을 마무리 지을거라 믿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국민할매' 김태원이 20Km가 넘는 마라톤에 도전한다는게 내 머릿속엔 잘 그려지지 않았다.
'국민약골' 이윤석은 말할 것도 없었고 어딘지 늘 피로해보이는 '오십줄'의 이경규나
그나마 좀 나은 김국진 조차도 하프코스 완주는 힘들거라 여겼다.



그런데... 인터넷 기사를 보니 김태원을 제외한 이들 모두가 하프코스를 완주했단다.
2Km 체력테스트를 받을 때만해도 헥헥거리며 금방이라도 병원에 실려갈 듯한 남자들이 도전에 성공했단다.
서로들 얼싸 안고 눈물을 흘렸고 보는 시청자도 제작진도 펑펑 울었단다.
기록이야 어찌 됐든 완주라니... 정말 놀라움 자체다.
기사를 보니 꼴찌로 다리를 절룩거리며 들어오는 이경규와 이윤석을 보던 김성민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고 했다.
그 얼굴을 본 이경규 역시 눈물을 흘렸단다.

애초에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대회 참가 자체가 무리라고 했던
이윤석은
수차례 멈추고 쓰러지기를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을 넘어섰다고 하니 한편의 '인간승리' 답다.



처음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이 전파를 탔을 때, 이 무슨 '무한도전의 아류'인가 싶었다.
어딘지 부족한 일곱명의 남자가 좌충우돌 한가지 미션에 도전하는 이야기는 어째 무도와 닮아 있었다.
"또 같은 리얼리티?"라 생각했는데 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뚜껑을 열고 회를 거듭할 수록 무도와는 색깔을 달리하더니
어느덧 제 궤도를 찾아 주말 예능의 강자로 군림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 이럴수가!!!
무도를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거창하게 두 프로그램을 비교할 수는 없는 노릇.
그래도 한가지 비교하라면 남자의 자격에는 억지 웃음이 없다는 거다.
출연진들이 느끼고 행동하는 모습을 그냥 무미건조하게 보여 줄 뿐,
쓸데없는 슬랩스틱이나 말장난 같은 코미디 요소로 치장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천천히 한 사람 한 사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더니 어느새 수다쟁이 김봉창(김성민)을 만들고
국민할매 김태원을 세상에 내놓았다.
드라마에서 늘 불륜을 일삼고 심각하게 나오던 김성민이 그렇게 말이 많고 가벼운 사람이었나 싶을 만큼
이 프로그램의 캐릭터는 성공적이다.

김태원은 남자의 자격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다.
최근 모 핫쵸코 CF에서 '생머리 휘날리는 핑크 점퍼'로 세간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록그룹 부활의 카리스마스 넘치는 기타리스트에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국민할매'로 거듭난 것은
순전히 '남자의 자격' 덕분이다.

'남자의 자격'은 조금 엉성한 일곱 남자의 색다른 도전기를 보는 것만으로
편하게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순수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신입사원'편이나 '대학 신입생'편에서 보여지듯
자신이 처한 위치와 역할에 놀라울만큼 폭 빠져 있는 '착한 남자'들의 이야기.
'남자격'의 무한질주를 기대해 본다.


아.. 오늘 당장 어제 방송된 '마라톤 도전기'를 훔쳐 봐야겠다. 흠흠.. 

BlogIcon gosu1218 | 2009.12.07 15:32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이런 못봤는데, 완주했군요.. 세상에나;;; @ㅅ@;;
BlogIcon 향긋한봄 | 2009.12.07 15:59 신고 | PERMALINK | EDIT/DEL
그러게요...
국민할매 빼고 모두 완주했다네요..
허참. 대단들 하셔요. ^^
wait there | 2009.12.09 14:5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감동감동' 이었습니다.
남자의자격 팬으로써 전 김봉창씨가 넘 좋습니다..ㅎ
BlogIcon 향긋한봄 | 2009.12.15 16:33 신고 | PERMALINK | EDIT/DEL
김봉창. 이름 하나는 기가 막히다는. ㅋ
남자의자격 | 2009.12.15 00:5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볼 거 없을때 재방송 보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일요일 저녁 닥본사 하게 됬어요.
감동 적일 때는 눈물 참느라 혼쭐이 납니다.
BlogIcon 향긋한봄 | 2009.12.15 16:33 신고 | PERMALINK | EDIT/DEL
닥본사 해본지가 얼마나 됐는지. 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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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5 11:26
불현듯 겨울이다. 가을이 훅하고 떨어져 나갔다.
어느 드라마 대사 처럼 "낙엽 하나 뚝 떨어지니 내 마음도 뚝 떨어지더라"같은
멜랑꼴레한 기분이고 싶지는 않지만 계절이, 날씨가 사람의 기분을 흔드는건 사실일거다.
이런 겨울 앞. 마음의 군불을 조금이나마 지피고 싶은 분께
여기 아주 특별한 산문집 두 권을 소개한다.





신경숙의 <효자동 레시피>

몇 년전 사진을 담기 위해 효자동을 찾은 적이 있다.
동장군이 기세를 떨치던 1월 어느 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잿빛 하늘 아래 개량 한옥집과 새로 지은 빌라들이 서로 엉켜
마치 이방인의 도시인 양 낯설었다.
대대로 효자가 많이 나서 효자동이라 했던가.
어쨌든 내 기억속의 효자동은 흔히들 말하는 소박함이나 정갈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신경숙의 책 <효자동 레시피>를 받아 들고서 문득 그 때 그 기억이 떠오른건 왜였을까?
너무 추워 밖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아무 거나 먹자는 심사로 작은 식당에 들어갔는데
마침 냉이 향기 가득한 된장찌개를 맛보았던 추억이 겹친 까닭인지.
이 책 <효자동 레시피>는 신경숙 씨가 효자동에서 운영하는
작은 한옥 레스토랑의 이야기이자 음식에 관한 에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씨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동명이인. 우스운건...

온라인 서점이나 포털에서 <효자동 레시피>의 신경숙씨를 클릭하면 작가 신경숙 씨의 작품들이 나온다는 거다.
이거.. 낚인건가. ^^
사람들 앞에서 늘 "요리하는 신경숙입니다"라고 소개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녀는 글쟁이가 아니라 순전히 요리를 즐기는 범인에 지나지 않는다.
효자동 골목길 한옥 레스토랑 <레시피>. 그곳에서 스친 5년간의 이야기를 맛본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너무 따뜻하다.

"누군가는 그 공간에서 청혼을 하고
누군가는 가게 주인의 음식에서 위로를 받고
그렇게 늘 정겨운 웃음소리가 새어나옵니다"


책 곳곳에 깨알같이 쓰여진 음식도구며 재료, 레시피에 대한 소개는 이 책의 또다른 묘미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애니매이션 <라따뚜이>의 마지막 장면을 예를 들며 음식이 가지는 무한한 힘을 넌지시 건넨다.
현재 효자동의 <레시피>는 잠시 휴업중이란다.
조만간 새로운 얼굴로 세상과 마주한다니 정겨운 시선으로 지켜 볼 일이다.

성석제의 <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


활동하고 있는 국내 작가 중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꼽으라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성석제를 꼽는다.
단편이든 장편이든 에세이든 그가 쓰는 글들은 어쩜 그리 하나같이 맛깔스러운지.
아주 짧은 단편만을 모은 <재미나는 인생>은 위트와 재치, 해학으로 번득이는
그의 재량을 유감없이 즐길 수 있었다.

<...맛있는 문장들>은 수문지기의 마음으로 좋은 문장과 글들을 가감없이 소개하는 책이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김유정의 <봄봄> 루쉰의 <아큐정전> 김승옥의 <무진기행>
그리고 <춘향전>까지. 고전과 현대를 망라한 문장들은
'문학집배원'을 자청하는 작가의 또다른 실루엣으로 보인다.



"문장에는 아름답고 슬프고 즐겁고 힘찬, 인생 희로애락애오욕의 모든 특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장이 냇물과 도랑을 따라 흘러갈 때,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냇가를 따라 달리셔도 좋고 도랑에 발을 담그셔도 좋습니다.
문장으로 푸르러진 마음의 풀밭에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시든가요."


이 책에서 성석제의 글은 많지 않다.
각각의 작품들이 쏟아내는 문장들을 천천히 곱씹을 수 있도록 약간의 도움말 정도만 건넬 뿐이다.
그런데도 이 책은 성석제와 꼭 닮아 있다.
장난끼 가득한 그의 얼굴을 떠올리며 문득 문득 무릎을 치게 만드는 숨은 마력 때문일거다.
머리 아플 때, 뭔가 풀리지 않는 매듭을 앞에 두고 있을 때 휘~이 한 번 읽어 보면 참 포근해지는 책이다.
the one | 2009.11.27 08:1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오랫만의 포스팅 이군요.
매일 들어오면서 새로움을 찾곤 했는데 이제서야 맞이하게 되는군요.
책이라... 여유있게 책 한권 읽어본게 언제인지...
워낙에 책과는 친분관계가 돈독하지 않아서 항상 책 앞에서는 부끄러워 말 붙이기가 좀 그럽니다.
그나마 음식과 한편으로 제가 좋아하는 글, 말에 대한 책이라니...
이런 책이라면 한번 놀아보자 해보고 싶군요.
BlogIcon 향긋한봄 | 2009.11.30 08:22 신고 | PERMALINK | EDIT/DEL
정말 오랜만의 포스팅이네요. 죄송.ㅠ.ㅠ
좀 더 자주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나무 | 2009.11.27 08:5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언제 새로운 글이 올라올까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이번주말엔 바쁘다는 핑계로 놓았던 책과 데이트를 해볼까 하고 있었는데..
소개해주신 책들도 유심히 보아야겠네요~!

효자동... 전 왜 효재(한복 전문가)가 생각날까요. 성북동에 계신 분인데. ㅎㅎ
BlogIcon 향긋한봄 | 2009.11.30 08:23 신고 | PERMALINK | EDIT/DEL
생활하는게 뭐 그리 퍽퍽한지요.
그냥 맘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라면...
세상이 아니겠지요.
늘... 갈등에, 어려움에 부닥치고..이겨나가는 것이
현실이고.. 세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자주 찾아 뵐게요.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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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9 17:46


더운 여름. 불쾌지수는 나날이 높아지고 집에 있어도 회사에 있어도 이거 원 답답한 맘은 매 한가지.

휴가라도 떠나야지 싶으면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이건 쉬러 온건지 고생하러 온건지 사뭇 헷갈리는 계절.
이런 날...
시원하게 마음을 울려줄 추리소설이라도 있다면 여유있게 여름을 보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그런 생각에 여기 일본의 대표 추리소설 3권을 올려드립니다.


1. '헌신적인 사랑의 백미'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헌신적인 사랑이라고 한다면 그 수위가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세요?
우리는 입버릇 처럼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만 사랑에도 급이 있고 깊이가 있지요.
그냥 지나쳐 버리는 뜨내기 사랑과 목숨 바쳐 지키고 싶은 치열한 사랑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헌신적인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 살인 사건을 두고 완전범죄를 꿈꾸는 수학 천재 용의자와
이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물리학 천재 사이의 치열한 두뇌싸움도 볼거리지만
그 속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지켜야 할
아픈 사랑 이야기도 중요한 꺼리가 됩니다.

책으로 유명해진 후에 영화로 나와서 더 잘 알려진 '용의자 X의 헌신'은
많은 독자들에게 일본 추리물의 재미를 새삼 일깨워 줍니다.
영화도 좋지만 책으로 먼저 접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책이 더 짜릿하고 속도감이 있습니다.
책을 다 읽으신 후 영화로 보시면.. 훨씬 더 재미있다는 ^^


2. '똑똑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총 3권)


일본 최고의 대중작가로 손꼽히는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입니다.
어느날 한적한 공원에 젊은 여성의 팔이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한순간도 책을 내려 놓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전개됩니다.
총 3권 분량에 엄청나게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범인의 연쇄살인 행각을 쫓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최고의 미스테리 작가답게 그녀가 풀어내는 살인사건의 긴장감은 독자로 하여금
한 편의 미스테리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추리소설을 두고 내러티브 구조가 얇고 깊이가 부족하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 <모방범>은 그 어떤 소설보다도 매우 치밀한 이야기를 선사해줍니다.
책 한 번 잡으면 2박 3일은 시원하고 짜릿하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작품!
조만간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기대해 봐도 될 듯 하네요. ^^


3. '잔잔한 반전과 심리 묘사의 절정' 고이케 마리코의 <아내의 여자친구>


고이케 마리코의 6개 단편을 모아놓은 소설집입니다.
고이케 마리코는 장편보다는 중/단편 소설에 재능이 뛰어난 작가입니다.
그가 전하는 6개의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이면서
작고 소소한 반전이 군데군데 허를 찌릅니다.
책의 제목인 <아내의 여자친구>는 6개 단편 중 한 작품인데
마지막 반전이 정말 압권입니다. 스포일러성 글이 될 수 있어.. 내용 소개는 안하렵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소개하는 책 중에 가장 일본적인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약해 보이는 주인공의 내면속에 섬뜩하게 자리한 살의의 본능들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6개 단편인 만큼 쉬엄쉬엄 한 편씩 읽어 내려가기 딱 좋은 작품입니다.



위 세 권의 소설 말고도 재미있고 뛰어난 추리소설은 많습니다.
다만 제가 읽어 본 일본 추리소설 중
가장 빠르고 재밌게 읽히는 소설 위주로 골라 봤습니다.
모쪼록 위 책과 함께 시원하고 짜릿한 휴가 보내세요. ^^

BlogIcon 책읽는 도야지 | 2009.07.29 23:2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태어나서 추리소설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한번 읽어볼까 합니다.
향긋한봄 | 2009.07.30 10:17 신고 | PERMALINK | EDIT/DEL
시원한 바람 맞으며
쉬엄쉬엄 읽어 내려가기 좋은 책들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세요, ^^
슬구 | 2009.07.30 01:1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내의 여자친구 빼놓고는 읽은 작품이네요^^ 저랑 추리소설 취향이 비슷한걸 보니 아내의 여자친구도 재밌을거 같네여ㅋㅋ 읽어봐야 겠어용
향긋한봄 | 2009.07.30 10:18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아하. 그러네요. 취향이 비슷하시니..
아내의 여자친구도 분명 재미있을겁니다.^^
the one | 2009.07.30 10:0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워낙 책들과는 사이기 좋지 않아서... ㅋ
향긋한봄 | 2009.07.30 10:18 신고 | PERMALINK | EDIT/DEL
그래도 한번 읽어보심이..ㅡ.ㅡ
헌신남 | 2009.07.30 14:2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용의자X의 헌신" 을 영화로 먼저 보고
목이매여와..ㅠㅠ 얼른 원작소설도 사서
읽었습니다^^ 정말 멋진 작품..
추천하신 다른 2개의 책도 읽어보아야겠어요
향긋한봄 | 2009.07.30 21:58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정말 멋진 작품이지요..^^
올 여름 휴가땐... 책이나 맘껏 읽어볼 생각입니다.
딱히 갈 데도 없고 해서..ㅎㅎ
BlogIcon 여보게맥주 | 2009.07.30 21:1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용의자 X의 헌신은 소설을 먼저 읽은 후 영화로 봤는데 반전?이라 할 수 있는 마지막의 경우에는
소설에서 만큼 영화에서는 크게 다가오지 않더라구요 ㅎㅎ
용의자 X의 헌신이후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에게 꽂혀서
예지몽과 악의를 읽었는데 아직 히가시노 작가의 다른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두 작품 추천드립니다
향긋한봄 | 2009.07.30 21:57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아.. 그렇지않아도..
짬을 내서 읽어 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오늘 당장 구입을 ㅎㅎㅎ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맹그로브 | 2009.07.30 22:4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용의자 x의 헌신은 책으로 읽고 나중에 극장가서 봤는데 조조로 봐서그런지 그 넓은 객석에서 혼자 봤다는거..
갈릴레오에서 나온 그 까칠한 교수님.. 넘 멋지던데.. 모방범1권은 하루에 독파 넘 재미있어서 애덜 밥주는것까지 잊을 정도였구여... 제가 갠적으로 추천하는것은 검은집,그리고 요즘에 읽는 히가시노게이고의 가가형사 시리즈도 강추합니다..제취향이 미야베님의 사회파미스테리와 맞는것 같아서여.. 다른분들은 어떠하신지여...
향긋한봄 | 2009.07.31 09:54 신고 | PERMALINK | EDIT/DEL
시간 내서 히가시노게이고의 책들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여름이구나 | 2009.07.30 23:5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모방범은 저도 예전에 읽었습니다. 평소 추리소설을 즐겨보는 편은 아닌데...이책....정말 최고입니다. 잘짜여진 이야기틀에 빠른전개..그리고 무엇보다 범인의 심리를 잘 묘사했죠....정말 3권의 분량이 대략 1500페이지가 넘지만 이거 손에서 놓을수 없을정도로 재밌어서 금방 읽게되더라구요...^^
향긋한봄 | 2009.07.31 09:54 신고 | PERMALINK | EDIT/DEL
정말 멋진 작품이지요...
이만한 책을 쓸 수 있다는게 대단하게 느껴지는..^^
치킨왕슛돌이 | 2009.07.31 08:4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추리소설은 읽어 보진 못했고 춤추는 대수사선 같은 '일드' 는 많이 봤는데요.....^^;
책도 좀 봐야겠네요 ㅎ
향긋한봄 | 2009.07.31 09:55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꼭 한번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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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9 14:38
MBC 수목드라마 <트리플>은 피겨스케이팅의 '트리플'을 도전하는 주인공 이하루(민효린 역)와 그녀를 둘러싼 광고쟁이 세 남자의 우정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아무리 민효린의 연기가 좋고 피겨와 광고라는 색다른 소재를 가지고 왔어도 시청률은 바닥이다. 4회까지 기대반 우려반으로 꼼꼼이 시청한 소감이라면 '참 불편하다'는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소재를 제대로 버무리지 못해 민효린의 스케이팅 연기는 어딘지 불편하다. 클라이막스가 없다. 정식 선수가 아니니 큰 기대는 없다. 다만 극의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 피겨 스케이팅 고유의 맛이 없다는 얘기다. 승급시험을 보는 피겨 연기만 해도 너무 싱겁다. 충분히 다양한 편집과 대역으로 극적인 재미를 유지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이 드라마에 더 불편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것은 신활(이정재 역), 조해윤(이선균 역), 장현태(윤계상 역) 세 남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광고계의 이야기다. 극중 신활은 프리젠테이션의 '대가'로 나온다. 드라마 첫 회 신활의 프리젠테이션 장면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광고계의 생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당시 신활의 프리젠테이션은 특별한 게 없었다. 고작.. "다음 보시죠" 이거 한마디 뿐인데 광고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쳐댄다. 아이디어가 뛰어났나? 절대 아니다. 이동통신사의 광고를 만드는 건데, '떨림'이라는 다소 식상한 키워드로 접근한 시안들. 글쎄 너무 급조한 티가 났다. 더욱이 아무리 AE가 훌륭하게 프리젠테이션을 했다고 해도 그 자리에서 보란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완전긍정'하는 광고주는 없다.

4회때 방송된 어린이 음료광고 PT는 더 기가 찼다. 정말 아무 이유없이 숙연한 회의장에 하루가 등장하더니 현란한 덤블링 퍼포먼스가 벌어진다. 처음엔 하루나 신활이 꾸는 꿈이려니 생각했는데 현실.. 이었다. 에이, 그래도 광고 아이디어와 관련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이 또한 아니었다. 그럼 왜????? 그냥.. 분위기 환기 차원에서??? 완전 어이 상실이었다. 손발이 다 오그라드는 느낌이 이런건가 싶었다.

드라마는 세 남자가 광고쟁이라는 것을 환기시키려는 듯 엉뚱한 상황들을 마구 쏟아낸다. 가령 인스턴트 커피를 정수기 통에 타서 담는 장면, 신활이 하루의 피겨스케이트를 사주기 위해 발에 물감을 발라 발 크기를 재는 설정, 비 오는데 뜬금없이 조깅을 하는 장면, 세종문화회관 야외계단에서 와인을 마시는 장면 등등. 가끔 어색한 상황설정이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한다. 여기에 툭툭 튀어 나오는 조금 맹하다 싶은 하루의 나래이션. 흐름을 깬다.


광고주의 대한 묘사는 과장의 극치를 달린다. 극중 광고주들은 다들 폭군이나 파렴치한처럼 나온다. 이동통신사의 광고주는 CF 여자모델과 함께 술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강요하고, 맥주회사 광고주는 실컫 맛난거 얻어 먹고 회사 규모를 트집 삼아 PT 결과를 뒤집는다. 유해색소 논란에 시달리는 한 음료회사 회장은 광고회사를 차린 자신의 아들에게 PT 아이디어를 줄 수 없겠냐며 회유하기도 한다.

더 놀라운 것은 그들은 모두. AE에게 반말을 해댄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충실한 부하라도 되는 듯 반말에 욕설에 난리도 아니다. 광고주가 광고회사 AE에게 반말이라니. 거기에 이** 저**들.. 욕지거리라니.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딱 고소감이다. 대부분의 광고주는 광고회사 AE에게 반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존중하고 수평적으로 일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광고회사 AE끼리 '주님'이라고 광고주를 모신다고는 하지만 이는 마음가짐의 한 표현일 뿐이다. 광고주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의심스럽다. 드라마에서 세 남자는 완전 도가 튼 광고쟁이로 나오지만 내 보기엔 그냥 폼으로만 보인다. 그것도 완전 '개 폼'. 광고쟁이는 폼을 잡는 순간.. 다 끝장인데. 드라마의 흐름상 광고주의 폭군질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한 사람의 광고주로서 심히 불편할 수 밖에 없다.

<트리플> 이 드라마가 좀 더 극적인 긴장감을 갖기 위해선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부터 빼야 할 것 같다. 아무리 드라마가 폼생폼사, 우연과 찰나의 연속이라지만 누군가 봤을 때 손 발이 오그라들거나, 불편해지면 곤란하다. 어색한 피겨스케이팅 연기도 그렇고 광고계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도 그렇고, 아니 그보다 먼저 현실을 꿰뚫는 편안한 통찰력 정도는 갖고 있었으면 좋겠다.
the one | 2009.06.22 07:0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뭐 비슷하거나 동종업계에 있는 사람의 눈으로 볼때는 상당히 불편할 수도 있겠군요.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잘못된 편견을 가질 수도 있을 테니까요.
전 그냥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전 첫두회볼때 나무에 파릇파릇 초록이 물들어 있는데 연기자들은 두꺼운 겨울 옷을 입고
마치 겨울인듯 촬영을 한 모습이 눈에 거슬리던데요. ㅋ 그리고 민양의 초반 뚱뚱한것 같이
분장한 어색한 트레이닝복도 좀 거슬렸구요 ㅋ
여튼 드라마든 영화든 좀 더 자세한 사전조사가 있었다면 조금 덜 불편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옆나라 일본의 경우 만화를 만들려고 해도 그에 맞는 전문가의 조언을 많이 참조하는데
말이죠. 그게 진짜 프로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BlogIcon 향긋한봄 | 2009.06.22 11:05 신고 | PERMALINK | EDIT/DEL
글치. 민양의 어색한 뚱뚱보. 분장. ㅋㅋㅋ
트리플 이 드라마를 뭐 완전히 무시하는 건 아니고..
나름 흥미있게 지켜보고 있는지라..
앞으로의 전개가 사뭇 궁금해집니다. 그려. ^^
지나가다 | 2009.07.10 20:1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한사람의 광고하시는분으로써만 드라마를 보니까 그렇죠..

모든드라마가 거의 그런듯한데...

극적인것을 위해 다 과장되어있고 치장되어있는거잖아요 그 정도의 차이겠지만..

그렇게 눈쌀찌푸릴정도로 오바해서 나온거 같진 않은데요 ㅋㅋ

재미요소를 위해서라면 그정도는 가미해줘야하는거 아닌가요

이드라마의 주요 소재는 사랑비스무리 한거 같던데

그냥 편안하게 즐겨도 될거같아요..ㅋㅋ

의학드라마도 의사들도 웃으면서 본데잖아요..
그사람들은 얼마나 웃기겠어요

^^

딱히 광고하시는분들이 저렇게 하는구나..

이런걸 눈여겨 보지 않아요..

그냥 보고 즐기는거지

이글보니 더욱

아 그랬었구나 하고 상기되는군요..

그냥 잼나게 봐요

오히려 애정라인이 약간이상하지만
향긋한봄 | 2009.07.30 10:19 신고 | PERMALINK | EDIT/DEL
ㅎㅎㅎ
맞네요.
그냥 보면 되는거지요. ^^
근데 애정라인이 .. 좀 이상해서.
전 요즘... 다른 드라마를 봅니다.
아. 그러고보니..
이번주 막방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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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8 14:57
오랜만에 책을 구입했습니다. 한동안 독서질이 뜸했는지라 머리가 텅 빈 듯한 느낌이 거~해서 4권의 책을 질렀습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치는 모 그런건 아닙니다. 그냥 틈틈이 읽고 싶은 책을 사고, 베스트셀러 목록을 체크하고 그 정도죠. 이번에 책 선별의 기준은 다분히 '현실성'에 기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는 소설과 에세이지만 어찌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있겠습니까. 하여, 이번에 지른 책 4권은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두었습니다. 글씨 빽빽한 소설 보다야 쉽게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 '안도감'도 한 몫 했지만요. 4권의 목록은 이렇습니다.
故 김영갑 사진작가님 에세이집 <그섬에 내가 있었네>, 이외수 선생의 소생법 <청춘불패>, 유태우 박사의 <누구나 10Kg을 뺄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에서 펴낸 <슈퍼개미의 투자비밀>입니다.


* 책을 읽기도 전 살짝 기대 감상문

1. 김영갑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사진 작가는 오로지 제주도의 풍경사진만을 찍다가 루게릭 병 진단을 받고 2005년 세상을 떠난 분입니다. 그의 뼈는 그가 손수 만든 제주도 두모악 갤러리 마당에 뿌려졌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분의 사진을 참 좋아합니다. 파노라마 사진으로 담아낸 제주도 곳곳의 풍경은 바람 한 올, 하늘 하나 다 살아있는 듯 섬세하고 생생합니다.
몇 년 전 이분의 유고 전시회가 세종문화회관 갤러리에서 열렸는데 그때 눈 앞에 펼쳐진 원색의풍경 사진들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의 사진이 보고 싶은 분이라면 포털에 김영갑을 쳐보세요. .
이 책은 그가 갤러리 두모악에서 손수 찍은 사진과 함께 글로 남긴 사진 에세이집입니다. 사진은 자주 봤지만 그가 남긴 글의 흔적은 생경하기에 이번 기회에 장만하게 되었지요. 마음이 울적하거나 답답할 때 김영갑의 사진 한 장 보고 있으면 참 좋습니다. 그 자신도 자신의 사진을 '외로움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제주도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싶으신 분, 추천합니다.


2. 이외수의 <청춘불패>

이외수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다 아는 작가입니다. 대학교 때 이 분의 소설에 빠져 미친듯이 책장을 넘기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중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책은 햇살을 좋아하는 한 아이가 타락한 가족을 향해 완전범죄를 꿈꾸는 <꿈꾸는 식물>이었습니다. 당시 이 책은 제게 큰 충격이었죠. 그의 소설을 하나씩 접할 때 마다 세상에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경외심이 솟구쳤습니다. <들개><벽오금학도><칼><괴물> 등 그의 소설은 어느 하나 비범하지 않은 것이 없었죠.
그가 최근 이외수의 소생법이라는 <청춘불패> 책을 내놓았습니다. 최근 그는 자신의 이름을 붙여... '이외수의 ㅇㅇㅇ'이란 책을 많이 내놓고 있네요. 생존법 <하악하악> 부터 소통법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비법서 <글쓰기의 공중부양>까지 다양한 종류의 에세이나 지침서를 세상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책 <청춘불패>는 인생에 대한 이외수식 처방전이라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페이지 페이지에 그려져 있는 동식물 삽화(정태련 그림)도 색다르네요. 한가지 더... 이 책은 정말 향기가 납니다. 책 장 안에 향기나는 책갈피가 담겨져 있는데 이것이 책을 펼때마다 좋은 향기를 발산하네요. ^^


3. 유태우의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과음, 과식, 게으름 등이 겹쳐 축축 늘어지는 살들에 고민하시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살을 빼야지.. 빼야지 하면서 말만 잔뜩, 그때 뿐이죠. 체중은 날이 갈수록 불고 매사 의욕은 없어지고 그럴수록 인생, 재미가 없어집니다. 이 책의 저자 유태우 박사는 자신만의 다이어트프로그램으로 꽤 알려진 사람입니다. 660명이 도전해 600명이 성공했다는 그의 프로그램은 의외로 매우 간단하다고 하네요. 6개월 안에 10Kg을 누구나 뺄 수 있다는 그의 장담이 거짓은 아닌 듯 합니다.
그의 다이어트 핵심은 '반식'입니다. 지금까지 먹었던 양의 반 만 먹으라는 거죠. 운동도 하루 30분씩 적당히 하라고 합니다. 저녁약속은 되도록 삼가하고 술은 절대 마시지 말라고도 하네요.(쐬주 1병=공기밥 3그릇의 열량과 같다네요) 물은 되도록 많이 마시고 저녁을 먹지 말고 차라리 아침을 먹으라고 조언 합니다. 그러면 6개월 후 몸이 자연스레 반응, 최소 5Kg 이상은 빠진다고 하네요.
이 책은 그런 다이어트 지침들이 하나하나 설명되어 있습니다. 글씨 폰트도 크고 책도 두껍지 않아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겠네요. 저 또한 요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아서 덜컥 집어 든 책. 6개월 후의 모습을 기대해 보며 찬찬히 실행에 옮겨볼 생각입니다.


4. 한국경제신문 <슈퍼개미의 투자 비밀>

이 책은 매우 간략합니다. '주식투자로 큰 돈 번 12인 직격인터뷰'라는 부제가 붙어 있으니 대충 감이 옵니다. 최근 실물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주가지수도 꿈틀대고 있지요. 한탕주의를 노리는 많은 개미들이 주식에 올인을 하고 대박을 꿈꿉니다. 그 중엔 정말 큰 돈을 번 사람도 있고(매우 극소수이긴 하지만) 쫄딱 망해 '한강으로 가느니' 하며 체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식에는 정설이 몇 개씩 있습니다.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아라' '한 바구니에 계란을 담지 마라'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등등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썰~들입니다. 그 중 개미(소액으로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들을 주눅들게 하는 말 하나! '개미는 절대 기관을 이기지 못한다' 입니다. 개미가 기관을 이기려면 당연한 얘기로 가치투자에 장기투자를 하라는 건데 조바심 많은 개미들에겐 그냥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리게 되지요. 이 책은 그런 기관들의 생리를 꿰뚫고 주식투자에 성공한 12명의 슈퍼개미 이야기입니다. 슈퍼개미, 개미 투자자로 출발했지만 남다른 안목과 투자기법을 통해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주식에 관심있으신 분들, 한 번쯤 슈퍼개미의 말에 귀 기울여 볼 필요는 있어 보이네요.


감상문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창한 소개문도 아니고.. 그냥 제 느낌대로 마구마구 휘갈겨 쓴 글이 되었습니다. 책을 늘 곁에 끼고 읽어야지 하는데 마음만큼 쉽게 안됩니다. 날씨가 많이 더워지면 더 귀찮아지고 게을러질텐데. 그럴수록 '마음의 양식'이라는 이넘의 책들을 한 권씩 '먹어줘야겠네요'. 뭐 서두에 밝혔듯이 위 네 권의 책을 저 또한 아직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오늘부터 이번주말까지 시간 틈틈이 읽어 볼 생각입니다. 유태우 박사의 다이어트 지침서는 꼬옥. 정.독. 할 생각이지요. 어줍잖은 소개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logIcon ozaki | 2009.06.18 18:46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고 김영갑선생님이 하신 '외로움과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라는 말. 정말 인상적이네요. 저도 사진집 구입해서 느껴봐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BlogIcon 향긋한봄 | 2009.06.18 19:56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꼭 한 번 읽어 보세요. ^^ 평화로운 하루 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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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1 10:06
제목만 보고서는 눈물 쏙빼는 잔잔한 연극으로 생각하고 무심히 지나쳤던 <늘근도둑 이야기>
친구가 꼭 보고싶다는 말에 찾아보니, 웃음이 빵빵 터지는 코믹연극이더군요.
기분이 가라앉은 요즘, 필요한건 이거다 싶어 바로 예매하게됐죠.




늘근도둑이야기는  작년 <연극열전 2>의 최고의 흥행 레퍼토리 작품으로 인정받으면서
기존 대학로 공연장에 더불어 강남 코엑스 아트홀에서까지 동시공연에 들어갔다네요.

특히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 감초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박철민씨가 출연해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저도 박철민씨의 능청맞은(?) 연기를 보고싶어 더욱 끌리기도 했었구요.





연극 내용은 매우 간단합니다.

두 늙은 도둑이 감옥에서 초파일 특사로 풀려 나온 후, 또다시 한탕 털러온 곳이 하필이면 ‘그 분’의 미술관이죠.
미술작품 '금고'를 진짜 금고로 착각하고 털 시간만을 기다리며 끊임없이 툭탁거리며 지난 세월을 회상합니다.
그러다 결국 경비견에게 잡힌 이 어수룩한 두 늙은 도둑은 경찰서 조사실에서 수사관에게 조사를 받게 되고...
아무것도 한 일없는 두 늙은 도둑의 한심하고 막막한 변명이 뒤섞이며 코믹 연극의 절정을 이룹니다.




이 공연의 포인트는 관객들과 함께 한다는 것에 있는데요.
연극의 첫부분부터 관객석에서 시작하고, 또 계속해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와서 장난을 건답니다.


저도 어쩌다 맨첫줄 정가운데에 앉았더니 처음부터 끝까지 연극의 도구(?)가 되었네요^^;;
덜늙은도둑분과 함께 이불도 개고... 못생겼다며 놀림도 받고ㅋㅋㅋ
관객들과 함께 하는 소극장의 매력을 충분히 살려서 극을 진행하더군요.
공연을 보실땐 꼭 미리미리 예매해서 앞쪽에서 보시길 강력 추천드려요!!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배우 박철민씨의 연기를 직접 볼 수 있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갔는데
그날의 덜늙은도둑은 진선규 님이시더라구요.
하지만 전~혀 실망하지 않을만큼 어찌나 잘하시던지! 아쉬움이 전혀 남지 않았답니다^^
수사관으로 나오신 박준서 씨.
카리스마 철철, 볼수록 흐뭇해지는 외모에 전 반해버리고 말았네요...ㅋㅋㅋㅋㅋ
세 배우의 흠잡을데 없는 혼신을 다한 연기! 박수가 아깝지 않았어요.



세상이 팍팍하다고 느껴질 때, 무미건조한 삶에 지루해질 때, 스트레스가 폭발할때!! 
일분마다 빵빵터지는 웃음을 보장합니다.
재미나게 보고 오세요~^^
향긋한봄 | 2009.06.11 10:5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연극 꼭 보고 싶은데.. 흠..
함 봐야겠네요.. 여친과 함께. ㅋㅋㅋㅋ
BlogIcon 볼땡땡이 | 2009.06.11 17:00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예쁜 여친님과 재미나게 보세요^^
| 2009.06.12 08:3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혼자 봐야하나..-_-?;;
BlogIcon 볼땡땡이 | 2009.06.12 11:15 신고 | PERMALINK | EDIT/DEL
혼자 공연 보시는 분들도 많긴 하지만...
마음 맞는 분과 보시면 더 재밌지 않을까...요? ^^;;
깨비깨비 | 2009.06.16 11:20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오늘 늘근도둑보러가용~ ㅋ
기대됩니다 ㅋㅋㅋㅋ
BlogIcon 볼땡땡이 | 2009.06.16 15:12 신고 | PERMALINK | EDIT/DEL
오늘 보러 가신다니!
많이 웃고 오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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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1 15:46
볼 영화가 없다고 투덜대며 영화관에 발걸음을 끊은지 근 두 달.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김씨표류기≫ 예고를 본 후
모처럼 만난 내 취향의 영화를 반가워하며 어제 드디어 달려갔습니다.






바로 이 영화. 모처럼 대거 몰려온 블록버스터급 영화들 속에서
이영화는 괜찮을지 고민중인 분들을 위해
'오~ 좀 땡기는데~~' 싶은 맘이 들도록 줄거리 소개 쪼끔 해드릴게요~~






영화는 제목 그대로 김씨의 (밤섬) 표류기 생활입니다.
김씨(정재영)는 현재 실직 상태. 게다가 연인은 무능한 김씨가 싫다며 떠나갔고, 7천만원 대출이 어느새 이자가 2억원...
결국 김씨는 인생을 포기하고 한강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지만
눈을 떠보니 밤섬. 생태보존지역이라 무인도지요.




빠져나가려 갖은 애를 다 써보지만 계속 실패하고
어차피 돌아가봤자, 죽으려고 맘먹었던 인생 바뀔게 뭐가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김씨.
그렇게 김씨는 밤섬에서 새로운 생활을 펼쳐보기로 마음을 먹게됩니다.






어설픈 물고기 잡기, 오리 생포 작전 실패.





하지만 그 실패들을 발판으로, 오리배를 집으로 삼고 기발한 발명품을 만들어내며
어느새 김씨는 밤섬 원주민으로서 완벽 적응하네요.
캐스트어웨이의 윌슨 같은 존재, '오뚜기' 친구와 행복과 슬픔도 함께나누죠.





그리고 이런 김씨를 지켜보는 또 다른 김씨가 등장합니다.
이마의 상처때문에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3년째 자신의 방이라는 섬에서만 생활하는 김씨(정려원)이죠.






바깥생활과는 단절한채, 인터넷 속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복사하여 가상으로 살아가는 그녀.




자신만의 확고한 스케쥴에 따라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유일한 취미인 달사진 찍기를 하던 중에 밤섬에서 표류중인 김씨를 우연히 발견합니다.






그녀에게 밤섬의 김씨는 지켜볼수록 너무도 신기한 외계생명체입니다.



보기만 해도 신기한 이 외로운 외계생명체와 일촌을 맺고싶은 김씨(정려원).
그녀는 밤섬 김씨(정재영)와 소통하고픈 맘에 와인병 속 편지를 가지고 바깥세상을 감행하게 됩니다.






그렇게 각자의 섬에서 서로에게 안부를 전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두 김씨.
사실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봤자 겨우 한문장씩, 영화를 통틀어 4~5문장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





그 이후의 이야기는 스포가 될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하죠~





이 영화리뷰들을 보면 뒷심부족이다, 기대했는데 실망이다 이런 글들이 눈에 띄는데요.
영화의 결말이 약간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지만 전 그 결말이 이 상황에서는 가장 잘 끝낸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또, 영화 마케팅 과정에서 이영화를 코미디로서 부각시킨 덕분에
쉴새없이 빵빵터지는 코미디 영화로 생각한 분들이 실망하시지 않았나 싶어요.

영화 내내 웃음요소가 잔잔하게 깔려있어 지루하다는 생각은 별로 안들고, 빵빵 터지는 장면도 있었어요.
밤섬에서 완벽하게 적응해가는 정재영씨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함과 인간승리의 모습도 재미있고
두 사람의 희망을 찾아 소통하는 후반부도 만족스러웠어요.
두 배우의 연기도 흠잡을데 없이 깔끔히 소화해낸 것 같네요.
김씨표류기. 개인적으로 전 별점 5점 만점에 4.3점!! 주고 싶네요^^


외톨이들의 희망 찾아 표류기(?). 보고나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네요~



아. 그리고 이 영화를 보시고나면 분명 짜파게티가 엄청 땡기실거예요~ㅎㅎ
저도 보고나서 바로 짜장면 먹으러 갔답니다.




향긋한봄 | 2009.05.21 16:0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선추천. 후감상. 정재영이라는 배우...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특히 장진 감독의 '아는 여자'나 '거룩한 계보'(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두 영화에 출연하는 정재영의 극중 이름 모두 동치성이랍니다.ㅋㅋ)또는 '바르게살자' 같은 영화를 즐겨 봤지요. 이 영화, 김씨표류기... 개인적으로 밤섬을 한 번 꼭 가보고 싶어하는 1인으로서 . 함 꼭 봐야겠어요. 정려원... 이라. 흠..... 좀 걸리는데. ^^
BlogIcon 볼땡땡이 | 2009.05.21 16:30 신고 | PERMALINK | EDIT/DEL
와오~ 저도 정재영씨 좋아해서 왠만한건 다 봤는데
거룩한 계보를 안봤던터라 이름이 같은건 몰랐네요~
저도 보기전엔 정려원씨가 살짝 걸렸었는데 역할을 잘 소화해냈더군요.
려원씨에게 잘맞는 옷을 입은 것 같았어요^^
돈미아 | 2009.05.27 14:4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재밌겠다~ 김씨표류기 한편 때려야겠네요~ㅋ
BlogIcon 볼땡땡이 | 2009.05.27 16:00 신고 | PERMALINK | EDIT/DEL
잔잔한 미소가 계속 지어져요~
꼭 한번 보세요^^
기대안하고 | 2010.08.24 21:3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봤다가 아주 만족한 영화입니다. 결말도 전 만족합니다. 여자김씨가 변했다는 거 아주 잘 보여주던데..특히 그 헬멧...ㅎㅎㅎ 어바웃 어 보이 에서 사람은 섬이다 하던 휴 그랜트가 마지막에 사람은 섬이다, 그런데 섬끼리 연결되기도 한다....뭐 그런 대사가 딱 생각나더군요.

표류를 한 김씨는 남자김씨 뿐 아니라 여자김씨도 였겠죠? 저도 홍보가 무슨 코메디 영화로만 된 거 같아서 아쉽습니다. 보기 전까지 저도 그런 영화인 줄 알았어요. 포스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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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0 13:33
아침에 출근을 해서 일상처럼 하는 일 중 하나인 여러 신문들을 훑어보고 있는데
유독 시선이 가는 기사가 하나 있더군요.
'한국 청년들 세계 광고계를 사로잡다'라는 헤드라인으로
트로피를 받고 사진세례를 즐기는 두 청년의 사진이 함께 실려있었습니다.


기사는 위 두 젊은 한국 청년들이 광고의 오스카상이라 일컫는 '클리오 어워즈'에서
당당히 포스터 부문 금상(Gold)을 수상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반전을 주제로 한 '뿌린대로 거두리라(What goes around comes around)'로
광고 포스터를 제작했는데 그 아이디어가 너무나 기발해서 심사위원들이 군소리 않고 상을 주었다는군요.

대체 어떤 포스터이길래...
호기심과 궁금증이 발동한 나는
사이트 곳곳을 뒤져 광고 포스터 이미지를 찾게 되었답니다.





흠...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길게 제작된 포스터는 둥근 기둥에 감으면 퍼즐 맞추듯 한 편의 '작품'이 되는데
카피의 위치도 절묘해서 그냥 펼쳐 놓으면
왼쪽 하단에 'Comes Around'가 오른쪽 하단에 'What Goes Around'가 별개로 놓여져 있지만
둥근 기둥에 감아 놓으면 카피와 카피가 만나 한 줄의 헤드카피가 됩니다.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폭력은 끝없이 반복되는 자살행위와 같다는 메시지를 아주 강하게 전달하고 있지요.
역시. 상을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참에 클리오어워즈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 봤습니다.
몇 개의 기발한 광고들이 눈길을 사로잡네요.


빌보드 광고 부문 수상작입니다.
'우리는 총을 팝니다. 신분 확인도 안하고 배경도 묻지 않고 무조건 팝니다.
범죄자 및 테러리스트는 환영합니다'
미국의 무분별한 총기 판매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매우 '반어적인' 빌보드 광고입니다.



세탁세제 Direct Mail 광고 수상작 입니다.
티셔츠로 포장을 해서 세제 샘플을 보냈군요.
티셔츠를 동봉한 세제로 세택을 하면 깨끗해지니 한 번 써보라는 내용입니다.
이건 뭐.. 안 써 볼 수가 없겠네요.





위 세 광고는... 인쇄부문 대상을 수상한 시리즈 광고입니다.
Alka Seltzer는 독일 바이엘사가 만든 물에 타먹는 위장약입니다.
헤드카피는 'Dissolve your Problems'(너의 문제를 녹여라)..
각각 피하고 싶은 상황을 설정하여 간단한 실루엣 일러스트와 위장으로 위트있게 표현했네요.
피하고 싶은 상황의 물건,
첫번째는 곰을 맞춘 활, 두번째는 남친과 마주한 파파라치, 세번째는 여자의 팔을 자르고 톱을 삼킨 마술사
이런 개인의 문제들을 위장약 Alka Seltzer가 녹여주겠다.. 모.. 그런 재미있는 광고입니다.




마지막 광고는 기네스가 만든 음주운전 방지 광고 'STOP'입니다.
아래 카피은 이러합니다.
'The More You Drink, The Slower You React
(술을 더 많이 마실수록 당신의 반응은 더 느려집니다)'
비주얼만 보고도 이해가 확 되는 광고네요.

급하게 뒤져서 찾아낸 탓에 내용이 부실하네요..
행여.. 클리오광고제나 더 많은 광고를 보고 싶으신 분이면
http://www.clioawards.com/ 를 방문해 보세요.

재미있게 보셨다면.. 추천 한 번 꾸욱 ! ^^
BlogIcon 향긋한봄 | 2009.05.20 17:18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지금 보니 위장약 세번째 광고.. 여자의 팔이 잘린게 아니라 몸통이 잘린거네요. ㅎㅎㅎㅎ 이 상황에서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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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5 13:54





최갑수 씨는 현재 시인이자 여행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물다섯에 시인으로 데뷔한 후,
전업시인으로 만족하지 않고 카메라 한 대 둘러맨 채 전국을 누볐다고 합니다.
이 책은 그가 사진 프레임을 응시하며 건진 인생의 소중한 단면들입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의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이라.
일생을 살면서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았던 기억이 얼마나 될런지요.
대개는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그리고 연인을 위해.
인생은 희생으로 얻어지는 값진 '교습서'라고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늘 뒷전이었던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처음에 나오는 글 한 토막은
제 얇은 지갑을 열기에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었지요.

"첫날 아침, 후다닥 깼는데,
아차! 늦잠을 잤구나 조마조마해하며 창문을 열었는데,
바다인 거야.
햇살이 나비처럼 내려앉고 있더라고.
그제야 알았지.
난 여행을 떠나온 거야.
눈물이 핑 돌더라고, 글쎄."


이 책은 포토에세이라 해야 더 어울립니다.
유명한 관광지를 담은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돌아 다니면서
아무 모텔이나 들어가 자고.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 먹고 하는 것들을
사진이란 이미지를 빌어 전하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여행 관련 서적들이 해외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 비해
이 책은 국내의 소박한 풍경들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길은 때로 우리를 추억한다"고 얘기하면서 혼자 떠나길 권합니다.
혼자 떠나봐야 진짜 자신의 존재를 발견 할 수 있다는 이유랍니다.

"우리는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는 데 익숙하지 않아.
불안해하지.
끊임없이 전화를 하고
메신저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날리지.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사실에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안심하곤 하지.
이제는 그들로부터 떠나보는거야.
기꺼이 혼자가 되어보는거야.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길을 걷고
밤하늘 아래 가만히 혼자 서 있어 보는 거야.
낯선 여관에서 혼자 잠을 자며
너의 숨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는 거야.
꼭 한번 시도해 보는 거야.
생각보다 평화로워질 거야.
비로소 네가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테니."


아. 그러고보니 혼자 여행을 떠나본지가 언제였던가요.
기억조차 가물한 옛날 옛날.
무섭고 험한 세상이라고 떠나기 조차 기피했던 지난 날.
길이 우리를 추억하듯이
우리도 어딘가를, 누군가를 추억할 것이니.
작가의 말을 빌어
인생은 지나가며 풍경은 퇴색하겠지만
부디, 슬퍼하지 마시길.

황금 햇살. 한웅큼 집어 냉동 보관하지 못할 바에는
기분껏 '찰나의 5월'을 사진으로, 글로 기록해보면 어떨런지요.
정말로...
정말로...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말이죠.
BlogIcon RStone™ | 2009.05.15 14:00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제목이 확 끌리네요. ^^
서점에 가서 한번 살펴봐야겠어요...
BlogIcon 향긋한봄 | 2009.05.15 14:02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꼭 한 번 읽어보세요. 급하게 읽지는 마시구요. 커피 한 잔 느긋하게 즐기며 천천히.. 느리게... 읽으시길. ^^
BlogIcon 아이미슈 | 2009.05.15 14:57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살다보면 나를 위해서 산 시간이 얼마나 될까...조금은...가슴이 저려옵니다....
향긋한봄 | 2009.05.15 15:06 신고 | PERMALINK | EDIT/DEL
그렇지요? 정말 자신을 위해 산 시간이 얼마나 될런지... 에호. 세상 왜 이리 퍽퍽한지요. 열심히 살자구요. ^^
5층문지기 | 2009.05.18 15:2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런책..내가 쓸려고 했는데..ㅡㅡ;
향긋한봄 | 2009.05.18 16:05 신고 | PERMALINK | EDIT/DEL
부디.. 쓰시길요..ㅋ
5층문지기 | 2009.05.19 09:3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 책 질렀쓰요..ㅋㅋㅋ
BlogIcon 향긋한봄 | 2009.05.19 15:24 신고 | PERMALINK | EDIT/DEL
ㅎㅎㅎ 재밌게 읽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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