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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넘쳐나는 시대에 삽니다.
1200만 화소를 자랑하는 휴대폰 카메라(카메라 휴대폰이 맞는 표현인가?)가 등장하고
시내에 나가면 너나 할 것 없이 디지털 카메라 한 대씩은 들고 있습니다.
사진이 정말 귀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봤자. 10년이 조금 더 지난 이야기입니다만.
그땐 필름 카메라 한 대 장만하는 것이 사진 하는 사람들의 꿈이었습니다.
거기에 L모 브랜드로 알려진 빨간 딱지의 필름 카메라는
대당 가격이 백만원을 훌쩍 뛰어 넘었음에도
그거 한 대 갖는게 무슨 큰 로망이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미놀타 X-700이라는 필름 카메라 한대 값은 A급 중고로 대략 22만원 정도 했지요.
그러니까. 1991년도의 일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8년전의 가격이니까. 지금 가격으로 환산하면 100만원쯤 되지 않을까요?
너무나 유명했던 니콘의 수동 카메라 FM2는 40만원 정도 했더랬습니다.
그때 학교 식당에서 먹던 수제비 한 그릇이 350원,
백반 한 그릇이 700원 정도 했으니.. 굉장히 비싼 물품이었죠.

웃긴건...
저. 필름카메라의 가격이 18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제가 자주 들어가는 필름카메라 중고 사이트에 들어가서 가격을 휘.. 살펴보면..
상태 좋은 FM2가 40-45만원 정도 하거든요.
세월무상, 필름무상이지요.

디지털이 범람하면서 생긴 일입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지요.
디지털이 안겨다 준 편안함에 길들여져
사진 한 장에 이것저것 잴 필요도 없이 뚝딱 찍어내면 그만이지요.
참 편리한 세상입니다.

그런데요. 저는.. 아직 필름카메라를 버리지 못하겠단 말입니다.
디지털이 흉내낼 수 없는.. 색감과
(요즘 뽀샵으로 만진 사진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답니다. 억지 아님.흠흠) 감각..
느림의 미학이 숨어 있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무심코 옛날 사진을 들춰보다가..
아 이래서 내가 필름을 버리지 못하지 하는 사진 한 장 있어 올려봅니다.
모델은 제 조카들입니다. 한명은 형 딸, 한명은 여동생 딸입니다. ^^

디지털이든. 필름이든.. 사진이란거.... 참 좋은 놀이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 이 사진은 캐논 EOS-5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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